소리나 정적 모두 시간의 흐름이다.
1933년 21세의 나이로 작곡가 쉔베르그의 제자가 된 케이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하모니와 톤을 위주로 하는 작곡에 전혀 흥미가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때부터 그가 자신의 음악에서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 것이 바로 음과 음 사이의 정적(silence)이었다. 기존의 음악에서 정적은 음과 음을 구분하기 위해, 혹은 악장과 악장을 분리시키는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케이지에게 기존의 음악이나 일상의 소리, 심지어 정적까지도 모두 동등한 자격의 '음'이었다. 여기에는 나름대로의 논리가 적용된다. 우선 소리는 그 존재 자체가 정적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소리나 정적 모두 시간의 흐름이라는 특성을 공유한다. 기존 음악의 범위를 벗어난 삶의 모든 소리와 정적이 음악의 영역에 들어오면서 예술과 일상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음악, 소음, 그리고 침묵:현대미술에서의 소리/ 이지은(명지대학교)
음악, 소음, 그리고 침묵:현대미술에서의 소리/ 이지은(명지대학교)
0 Comments:
Post a Comment
Subscribe to Post Comments [Atom]
<< Home